투자서적 50권 읽기 6번째

횡설수설 서평

 

 저번에 읽었던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를 쓴 필립 피셔의 아들 켄 피셔의 책이다. 개인적으로 딱히 막 재미있지는 않아서 뒷부분은 좀 넘기면서 봤다.

 책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핵심적인 내용은 '사람들은 자꾸 기억상실증에 걸린다'는 것이다.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과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어도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파멸이 임박했다느니 더블딥이 올 것이라느니 하며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고 한다. 저자는 심지어 1800년대까지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사람들이 자꾸 기억상실증에 걸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다수의 대중과 언론이 떠드는 내용보다, 과거 사례 연구를 통해 스스로 판단해보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해주는 책.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은, 소형주나 고배당주, 대형주 등등 어떤 특정 카테고리의 주식들이 다른 카테고리의 주식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조차도 인간들의 짧은 기억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전에 봤던 '할 수 있다, 퀀트 투자!'와 같은 책을 읽으며 소형주들이 수익률이 더 높았다는 백테스트 결과를 보았었는데, 역사를 더 길게 보면 특전 기간에 특정 카테고리가 우세했을 뿐, 항상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즉,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의 백테스트 결과 소형주가 우세했더라도, 지금부터는 또 다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펀더멘털인가....

 

 

기억하고 싶은 내용

 

- "1991년에 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나보다 수십 년 먼저 자산운용을 해온 아버지를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똑같은 일이 거듭 일어나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역사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시장과 경제의 역사를 공부했으므로 세상에 새로운 현상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세상 사람 모두가 암울한 일만 일어날 것으로 생각해도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실제로는 십중팔구 머지않아 좋은 일이 일어난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1장-

 

 

- "시장 수익률은 변동이 매우 심한데도 사람들은 강세장에서 주가가 꾸준히 상승할 것이며 뚜렷한 투자 신호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야! 이제 강세장이 시작되었네. 들어갈 시점이군!' 그리고 약세장에서는 주가가 공손한 태도로 매일 조금씩 하락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면 우리는 약세장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서 큰 손해 없이 느긋하게 빠져나올 수 있으리라 짐작한다. (중략). 강세장에서도 주가가 대폭 하락하는 날이 자주 나온다. (중략). 이는 '모욕의 달인'주식시장이 부리는 농간이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2장-

 

 

- "약세장이 끝나면 대개 V자 패턴의 강세장이 찾아온다. 약세장 하락세가 더 크고 가파를수록 이후 찾아오는 강세장 상승에도 더 크고 가파르다. (중략). 항상 그랬듯이 이 V자 반등세는 약세장 막바지의 하락세를 압도할 것이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2장-

 

 

- "소형주가 본질적으로 최고의 투자 대상이라고 믿는 그룹이 있다. 소형 가치주가 그렇다고 믿는 그룹도 있다. 어느 쪽이 맞을까? 대형주가 최고라고 믿는 투자자들도 있다. 대형 성장주가 그렇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기술주가, 고배당주가, 독일 중형 산업주가 최고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시가총액이나 산업을 막론학, 그들은 자신의 절대적이고 엄격한 투자 원칙이 올바른 기준을 따로 있다고 굳게 믿는다. 이러한 믿음은 맹목적이지 않다. 그들은 자신이 정한 범주가 최고임을 '입증하는' 데이터를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가끔 그렇게 하기도 한다. 기간을 줄이면 된다. 범주를 특이하게 정의해도 된다. 잘못된 지수를 활용하거나 계산을 엉터리로 해도 된다. 목적을 바꾸거나 왜곡하는 방법은 아주 많으며, 모두 잘못된 것이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6장-

 

 

 

 

 

투자서적 50권 읽기 5번째

 

횡설수설 서평

 

 워렌 버핏에게 영향을 많이 준 인물이라 관심이 갔다. 읽어 보니 정성적 평가에 기반한 성장주 투자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방법론이 주식투자의 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식투자로 돈 벌 수 있는 방법들, 가치투자부터 기술적 투자까지 굉장히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필립 피셔의 방식이 가장 주식투자의 근본? 취지?와 잘 맞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방법을 쉽게 따라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성장주를 발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저 15가지 포인트에 맞는 기업을 찾는 것인데, 이런 원칙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실 수집(scuttlebutt)'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사실 수집이란 내가 하듯이 인터넷에서 깨작깨작 찾아보는 것이 아니고, 실제 현장에 있는 사람들(경영진, 경쟁업체 사람들, 컨설팅 회사 사람들, 그 방면에 밝은 투자자 등)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져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다. 사실상 나뿐만 아니라 직업투자자가 아닌 개인 투자자들은 이런 방법이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싶다. 적절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많은 공부와 통찰력이 필요한데 내가 과연 훗날에라도 이런 수준에 도달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을 갖고부터는 이 책에 대한 흥미도가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뒷 내용은 그렇게 재미있게 읽지도 않았고 기억에 잘 남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의 제일 마지막 부분, 필립 피셔의 아들 케네스 피셔가 쓴 글이 인상적이었다. 필립 피셔와 가장 가까이 지낸 둘째 아들의 입장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묘사하였다. 나는 저자가 사실 수집을 강조하길래 굉장히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상상했었는데, 그와는 다르게 굉장히 비사교적이고 평생 동안 사귄 친구도 거의 없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또한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검소하고 변화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었다고. 노년에는 알츠하이머와 치매로 고생했다고 한다. 이렇게 대단한 사람도 젊은 시절의 총명함과 위대함은 온데간데 없이 나이를 이기지 못하고 쇠약해져 가는 모습을 보며 세월의 무서움을 느낀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15가지 포인트

1. 적어도 향후 몇 년간 매출액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는가?

2. 최고 경영진은 현재의 매력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 생산라인이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려워졌을 때에도 회사의 전체 매출액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있는가?

3.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은 회사 규모를 감안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가?

4. 평균 수준 이상의 영업 조직을 가지고 있는가?

5.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거두고 있는가?

6.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공장 시설, 제조 공정, 원가 절감에 대한 연구)

7. 돋보이는 노사 관계를 갖고 있는가?

8. 임원들간에 훌륭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가?

9. 두터운 기업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경영진을 키워낼 수 있어야 함)

10. 원가 분석과 회계 관리 능력은 얼마나 우수한가?

11. 해당 업종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별도의 사업 부문을 갖고 있으며, 이는 경쟁업체에 비해 얼마나 뛰어난 기업인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가?

12. 이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기적인가 아니면 장기적인가?

13.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가까운 장래에 증자를 할 계획이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의 주주가 누리는 이익이 상당 부분 희석될 가능성은 없는가?

14. 경영진은 모든 것이 순조로울 때는 투자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거나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졌을 때는 입을 꾹 다물어버리지 않는가?

15.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치고 경영진을 갖고 이있는가?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3장-

 

 

-언제 팔 것인가, 그리고 언제 팔지 말 것인가

앞서 설명했던 투자 원칙에 따라 처음부터 제대로 선정한 주식이라면 팔아야 할 이유는 정확히 세 가지밖에 없다.

1) 처음에 주식을 매수할 때 실수를 저질렀고, 또 투자한 회사가 가지고 있다고 믿었던 우수한 점이 자세히 살펴 볼수록 훨씬 덜 하다는 사실이 명백해질 때. 투자자는 감정을 통제하고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함.

2) 시간이 지남에 따라 15가지 포인트를 충족시킬 만큼 우수한 조건을 이제 더 이상 갖추지 못하는 상황으로 변했을 때. 계속 관찰해야 함. 경영진의 능력 저하(자만, 교체로 인한), 주력 제품 전망 안 좋아짐. 

3) 다른 매력적인 종목을 찾았을 때(15가지 원칙을 따랐다면 이런 기회는 굉장히 오기 힘듦).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6장-

 

 

-성장주 발굴시 분명히 확인해야 할 두 가지

"그렇다면 핵심적인 문제란 무엇인가? 우선 어떤 기업이 앞서 소개한 15가지 포인트를 충족시키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특히 두 가지 사항을  미리 분명하게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1) 그 기업의 주된 사업은 돋보일 정도로 매출액 성장률을 지속하기에 충분한가?

2) 주된 사업이 속해 있는 산업 전반이 성장하게 되면 새로운 경쟁업체가 등장해 그 기업의 시장 선도적인 지위를 위협하기가 용이하지 않은가? 만약 그 기업이 주력으로 하는 사업 자체가 경쟁업체의 신규 진입을 막을 수 없다면 비록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라 해도 투자 가치는 비교적 작다고 할 수 있다."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238p-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