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이라는 제품에서 약액을 담고 있는 용기의 중요성이 꽤나 크다.

  • 환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약액이 용기와의 접촉으로 인해 변질되거나 오염되지 않아야 하며,
  • 멸균과 운반 과정에서 파손되지 않아야 하고,
  • 중량이 사용자가 이용하기 쉬워야 한다.

또한, TPN과 같은 영양수액의 용기로 쓰이는 멀티챔버(Multi-chamber) 용기의 경우,

각 챔버에 담긴 약액이 투약 직전까지 운반 등의 과정 동안 섞이지 않도록 확실히 격리시켜주어야 하는 동시에,

사용자가 투약 직전 약액을 혼합할 때 너무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아야 한다.

안정성과 사용자 편의성이 trade-off 관계에 있으므로,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용기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수액 용기에 대한 기술력이 곧 수액 제품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위너프 페리주 3챔버 영양수액

 

수액 용기와 관련된 동사의 기술력은 훌륭한 편이다.

1959년 미군이 버린 폐병을 세척해서 사용했던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아래와 같은 '국내 최초'라는 꼬리표를 단 준수한 실적들을 남겨 왔다.

  • 2004년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Non-PVC 필름 기반 친환경 용기를 국내 최초 개발 성공 (필름은 수입)
  • 2008년 Non-PVC 멀티 챔버 필름 국산화 성공
  • 2003년 국내 최초 2-챔버 제품 출시
  • 2006년 국내 최초 3-챔버 제품 출시

정말 오랜 기간 연구해 온 만큼 수액 용기와 소재와 관련해서는, 그에 걸맞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되었다고 볼 수 있다.

 

JW생명과학 수액 용기의 변천사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동사의 수액 용기에 대한 경쟁력은, 경쟁사들과 비교하여 얼마나 앞서고 있을까? 혹은 뒤쳐져 있을까?

 

대한약품

대한약품의 경우,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용기 수액제를 만든 회사이다.

홈페이지 상에 나와 있는 정보를 보면, 대한약품 역시도 유리병부터 시작해서

PVC거쳐, non-PVC 용기 수액제를 생산하고 있다.

Non-PVC 용기 수액제를 1998년부터 생산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JW생명과학의 2004년보다 빠르다.

그렇다면 '국내 최초'라고 하던 JW생명과학의 홍보는 구라가 된다.. 

또한 JW생명과학은 Non-PVC 필름을 수입해서 쓰다가 2008년 국산화를 했다고 하는데, 

대한약품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게 그렇게 크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고, 중요한 것은 Non-PVC 용기 수액제는 JW생명과학만의 차별점은 아니므로, 그렇게 큰 경쟁력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대한약품의 매출 구성은 기초수액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홈페이지 제품 소개란에 보면 2-챔버 영양수액도 생산하고 있는 것 같다. 

3-챔버 영양수액은 없는 것 같다.

외형 상으로는 JW생명과학 제품과 비슷한데, 실제로 편의성과 안정성 면에서 차이가 있는지는,

회사에 전화해보거나 사용자들에게 물어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대한약품이라는 회사가 흥미로운 점은,

연구개발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개발 인력 고작 7명, 연구개발비용투입 매출액 대비 0.x%대 정도이다.

HP연구센터라는 13명 규모의 수액 전문 연구개발 조직과 매년도 매출액 대비 3~4%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자하는

JW생명과학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HK이노엔

HK이노엔은 연구개발 조직이 대한약품과 JW생명과학에 비해 크며,

연구개발비용으로 매년 매출액 대비 9~10% 정도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수액 외에 다양한 의약품 및 음료 등을 포트폴리오에 가지고 있는 만큼 동일 선상에서 비교는 어렵다.

또한 홈페이지 제품 설명란에 보면 3-챔버 영양수액을 팔고 있고 외형상 JW생명과학의 그것과 비슷하다.

Non-PVC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유한양행

검색하다 새로 알게된 사실인데 유한양행에서도 계열사 '앰지'를 통해 2014년부터 영양수액을 선보였으며,

2019년에는 3-챔버 영양수액제를 출시했다. 

외형상 3-챔버임은 동일하나 각 챔버의 배열에는 차이가 있지만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Non-PVC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결론

수액 제품에 있어서 수액 용기가 중요하다.

그래서 수액 용기에 대한 기술력이 회사의 경쟁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JW생명과학과 그 외 경쟁사들의 비교를 해보고 싶었다.

비교 기준은 '어떤 소재를 사용하는가'와 'TPN용 멀티-챔버 수액백 기술이 있는가'였다.

JW생명과학은 오랜 시행착오 끝에 국산화한 Non-PVC 수액 백에 대한 기술과

안정성과 사용성을 고려한 3-챔버 수액백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이 기술들에 대한 특허로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되지 않을까 궁금했고,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타사와 차별화된 기술적 해자가 있는 것이므로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막상 확인해보니,

대한약품도 Non-PVC를 사용하고 있었고, 영양수액용 멀티-챔버 수액백은 다른 회사에서도 사용하고 있었다.

혹시 외형상으로는 동일해 보이나 안정성과 사용성 측면에서 차별화가 있는지는 현재는 확인하기 어렵다.

나중에 IR 담당자와 통화하거나, 주변에 의료인 지인이 있다면 물어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

현재 판단으로는 수액 용기에 있어서는 JW생명과학이 유의미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그래도 수액 전문 연구센터가 있어 새로운 영양수액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는 부분이나,

연구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JW생명과학 수액제품의 경쟁력은 제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해서 경쟁사들과 비교하는 글을 작성해 볼 예정이다.

 

 

References:

- [수액이야기 7편] 어디에 담을까? 변질 없이, 파손 없이 환자에 전달하라!

http://www.jw-pharma.co.kr/pharma/ko/board/healthtech_view.jsp?contentsCd=2011041535399576ELSP 

- 대한약품 홈페이지: http://www.daihan.com/sub4/4_3_3.php

- HK이노엔 홈페이지: http://www.inno-n.com/index.asp

- 유한양행 홈페이지: https://www.yuhan.co.kr/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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