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계좌에 어떤 종류의 ETF를 편입할지 결정했다면,
그 다음 문제는 해당 종류의 ETF 중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하는지 입니다.
이것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해당 ETF 상품을 매수하고 운용할 때 드는 '비용'일 것입니다.
현재 여러 운용사에서 서로 경쟁하며 낮은 수수료를 내놓고 있는데,
최근 나온 것들은 0.1%도 안되어 언뜻 생각하기에 그냥 거의 비용이 없는 것 아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연금저축계좌는 그 자체로 장기투자를 전제로 하는 만큼 복리효과를 감안했을 때
작은 차이가 20~30년 후에는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조금 알아보니 운용사마다 마케팅하며 내세우는 '총 보수' 이외에
숨어 있는 다양한 비용들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이 ETF를 매수하면 결과적으로 총 드는 비용이 얼마야?" 하는 것인데,
금융투자협회에서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실제 투자자가 부담하는 보수·비용 수준 = TER (A+B) + 판매수수료율(C) + 매매/중개 수수료율(D)
* TER (Total Expense Ratio, 총보수·비용 비율) = (보수 합계 + 기타비용) / 펀드 순자산
여기서 매매/중개 수수료율은 일반 주식을 거래할 때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이고,
판매 수수료율은 좀 알아보니 ETF에는 없고 일반 펀드에만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하고 ETF 상품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할 항목은 TER 이므로,
이번 포스팅에서는 TER에 대해 공부해보겠습니다.
총보수·비용 비율 (TER)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S&P500 지수 추종 상품 중 아래 두 가지가 있으며,
각각의 상품정보 페이지에 기재되어 있는 총 보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품명 | 총 보수 | 순자산 | 상장일 |
TIGER 미국S&P500 선물(H) | 연 0.30% | 2,415 억 | 2011/7/15 |
TIGER 미국S&P500 | 연 0.07% | 4,747 억 | 2020/8/7 |
이렇게만 보면 같은 지수를 추종함에도 첫 번째 상품이 비용이 훨씬 비싸 보입니다.
상품정보에 '총 보수'만 나와 있기 때문에 마치 이것이 비용의 전부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저 또한 그랬으나, 투자설명서를 보면 그 외의 기타비용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각 상품 투자설명서의 '13. 보수 및 수수료에 관한 사항'을 보면 아래와 같이 나와 있습니다.
위 내용에서 보듯 부담해야할 총 비용에는 총 보수 외에 기타비용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총 보수 + 기타비용을 했을 때(총 보수비용) 오히려 TIGER 미국S&P500 ETF가 0.41%로,
TIGER 미국S&P500 선물(H)으 0.36%보다 더 많은 비용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 0.07%라는 저렴한 '총 보수'만 보고 매수했다면 오히려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했을 것입니다.
앞서 말한 "TER = (보수합계 + 기타비용) / 펀드 순자산"인데,
TIGER 미국S&P500 선물(H)는 TER에서 보수합계보다 기타비용 비중이 적은데 반해
TIGER 미국S&P는 TER에서 보수합계보다 기타비중 비중이 큽니다.
그렇다면 '기타비용'이란 무엇일까요? 투자설명서 주석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주1) 기타비용은 해당 투자신탁에서 직전 회계기간 (설정 후 1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설정일부터 기준일까지의 기간) 동안 경상적, 반복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증권거래비용 제외)입니다. 한편 기타비용은 대체로 설정후 1년 이 경과하지 않은 초기에 과다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음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독해력이 좋지 않아 바로 이해가 되지는 않아서 좀 더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올린 공지사항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내용에 따르면,
기타비용 = 경상비용 / 순자산 총액이며,
경상비용 = 펀드결제수수료 + 해외거래비용 + 회계감사비 + 지수사용료 + etc. 라고 합니다.
또한 위 내용들에서 알 수 있는 기타비용의 특징은
(A) 모든 ETF에서 발생하며,
(B) 설정(상장) 초기에 과다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C) 신규 설정 ETF는 기타비용이 실제로 발생하지만 아직 결산을 하지 않아 기타비용이 없다고 기재될 수 있으며,
(D) 정률이 아닌 정액 항목이 있어 ETF 순자산이 클 수록 기타비용 비중이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검색해본 바에 의하면,
(E) 기타비용은 매년 달라질 수 있으며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TIGER 미국S&P500 ETF의 총 보수를 연 0.07%라고 해놓고 막상 실제 내는 비용은 0.41%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이거 사기치는거 아냐? 하며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도대체 이 기타비용이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를 고민해본 결과,
아래와 같이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1. 상장한지 1년 이내 상품들은 투자설명서에 기타비용이 없다고 돼있어도 (B), (C)에 의해 기타비용이 비쌀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2. 그래도 (D)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서 순자산 총액이 커지고 초기 과다 지출 시기를 지나면 기타비용 비중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추이를 잘 살펴야 한다.
3. 위 두 가지를 고려해 매수를 미루거나 비용이 저렴한 ETF로 갈아탄다.
이러한 전략을 가지고 여러 운용사에서 내놓은 S&P500 지수추종 ETF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혹시 (D)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이 있을 것 같아서 아래처럼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실 그게 저입니다.... 머리가 나쁜지 한 번에 확 이해가 안되더군요.)
(D) 중요한 점은 경상비용 중에는 정률이 아니라 정액 항목도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두 개의 ETF가 있고 기타비용이 같다고 할 때,
ETF 이름 | 기타비용 총액(정액 항목) | 순자산 총액 | 총 주식 수 |
A ETF | 10억 | 1000억 | 1000주 |
B ETF | 10억 | 2000억 | 100주 |
각 ETF를 1주 살 때 내야 하는 기타비용은,
A ETF
: 주당 기타비용 = 기타비용 총액 / 총 주식 수 = 10억 / 1000주 = 주당 100만원
: 주당 순자산 = 순자산 총액 / 총 주식 수 = 1000억 / 1000주 = 주당 1억원
1주를 살 때 내는 기타비용 비율 = 주당 기타비용 / 주당 순자산 = 100만원 / 1억원 = 1%
B ETF
: 주당 기타비용 = 기타비용 총액 / 총 주식 수 = 10억 / 100주 = 주당 1000만원
: 주당 순자산 = 순자산 총액 / 총 주식 수 = 2000억 / 100주 = 주당 20억원
1주를 살 때 내는 기타비용 비율 = 주당 기타비용 / 주당 순자산 = 1000만원 / 20억원 = 0.5%
같은 기타비용이라도 순자산 총액이 크면 기타금액의 비중은 줄어들게 됩니다.
(주당 기타비용 / 주당 순자산 = 기타비용 총액 / 순자산 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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